JTBC 드라마 ‘검사내전’은 화려한 법정 드라마나 정치 스릴러, 강렬한 액션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담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바로 그 ‘담백함’에 있다. 법조 드라마지만, 거대한 스캔들이나 극단적인 선악 구도가 중심이 아니라, 현실에 뿌리내린 지방 검찰청 검사들의 아주 평범하고도 리얼한 일상을 세밀하게 다룬다.
1. ‘검사내전’ 줄거리
드라마의 배경은 가상의 지방 도시 ‘진영’에 위치한 진영지청 형사 2부이며, 이곳에서 일하는 검사들은 화려한 언론 보도와는 거리가 먼 사건들, 이를테면 절도, 주취 폭행, 가족 간 다툼, 고소고발 남발 민원 등 ‘생활 밀착형 사건’을 다루며 살아간다. 주인공 이선웅(이선균 분)은 검사 경력 10년 차의 중간급 검사로, 야망도 없고 정의감도 과하지 않으며 그저 ‘무탈하게 살아가고 싶은’ 인물인 그는 날마다 반복되는 사건 처리와 팀 내 분위기 조율, 그리고 고달픈 퇴근길을 견디며 직장인 검사로 살아간다.
이 평화로운 일상에 파란을 몰고 오는 인물이 바로 차명주(정려원 분)로 서울중앙지검 특수 부라는 가장 엘리트 코스를 밟던 명주는 갑작스러운 발령으로 진영지청에 오게 된다. 냉철하고 효율 중심의 사고를 가진 그녀는 진영지청의 느긋하고 인간적인 분위기에 당황하고, 동료들과도 마찰을 빚는다. 그러나 점차 그녀도 사건 이면의 인간적인 사정에 눈을 뜨게 되고, 선웅과의 신경전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쌓아간다.
각 회차는 하나의 사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사회 문제, 인간의 고통, 감정의 본질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자식과의 다툼 끝에 벌어진 노부모 살해미수 사건, 고의성이 없는 절도 사건, 반복된 민원 속 숨겨진 학대의 실상 등. 사건의 결과보다 과정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혼란, 갈등, 연민이 더욱 깊이 조명된다.
검사들이라고 해서 항상 정의롭고 완벽하지는 않고, 드라마 속 검사들은 실수도 하고, 눈치도 보며, 사적인 감정을 업무에 개입시키기도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갈등은 시청자로 하여금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만든다. 때문에 ‘검사내전’은 검사들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 '검사내전' 출연자 소개
- 이선균(이선웅 역) : 진영지청 형사 2부 검사로, ‘평범’의 상징 같은 인물. 야망 없이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소시민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이 가장 쉽게 감정이입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선균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현실적인 대사 톤이 찰떡처럼 어우러지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주었다.
- 정려원(차명주 역) :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냉정한 검사로 진영지청 발령 이후 처음엔 조직에 잘 섞이지 못하지만, 여러 사건을 겪는다. 정려원은 강인함과 섬세함을 오가는 감정선으로 차명주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 이성재(홍종학 부장검사) : 형사 2부를 이끄는 부장검사로, 유쾌하고 현실적인 상사로 팀원들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며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위트와 깊이를 동시에 갖춘 캐릭터로, 조직 내 ‘중간관리자’의 현실을 잘 담아낸 인물이다.
- 김광규(오윤진 검사) : 다소 꼰대 기질도 있고, 늘 불평이 많지만 정 많은 베테랑 검사로 조직 내 ‘잔소리 담당’이자 현실적인 검사의 민낯을 보여주는 감초 캐릭터이다.
- 전성우(김정우 검사) : 초임 검사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성장하는 인물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청년 검사로, 세대 간 갈등과 신입의 고민을 보여준다.
3. '검사내전' 출연자의 다른 작품 소개
- 이선균 : '나의 아저씨', '파스타', '기생충', '골든타임' 등
- 정려원 : '마녀의 법정', '검사 프린세스', '기름진 멜로', '연예의 참견' 등
- 이성재 : '불새', '공공의 적', '신라의 달밤' 등
- 김광규 : '밤에 피는 꽃', '웨딩 임파서블', '내과 박원장', '불타는 청춘 (예능)' 등
- 전성우 : '열혈사제', '소장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가수', '열혈사제 2' 등
‘검사내전’은 현란한 법정 기술보다, 지방 검사들의 사람 냄새나는 일상을 그린 따뜻하고 유쾌한 오피스 드라마이다. 극적 자극보다, 인간적 통찰과 따뜻한 유머, 동료애를 중심에 둔 스토리텔링은 보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과 공감을 준다. 무엇보다 법을 집행하는 검사 역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유쾌하고 진정성 있게 보여준 작품으로, 다시 보기를 추천한다.